[르포] 한글 대신 한자 쓰고 중국어로 은행 업무… GME 대림지점 가보니
지점에선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왔습니다. 이곳 직원들이 다 중국어를 할 수 있어 궁금한 것도 바로 물어볼 수 있어 좋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최근 문을 연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 글로벌머니익스프레스(GME) 대림지점을 찾은 중국인 김모(39세)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GME 대림지점 앞엔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를 30분 앞둔 시간부터 김씨를 비롯한 10여명의 고객이 줄을 섰다. 이들은 모두 중국어로 대화를 나눴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생긴 GME 대림지점은 중국 특화 지점이다. 직원들은 모두 중국어가 가능하다. 지점에 있는 안내문은 한글 대신 한자로 쓰였고, 업무 역시 중국어로 이뤄졌다. 6평 규모의 대림지점 내부는 업무를 볼 수 있는 창구,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여느 은행과 다를 바 없이 구성됐다.
대림지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주 고객층인 외국인 이용자가 퇴근 후에도, 일요일에도 송금·대출 등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루 평균 평일에는 2~30명, 주말에는 3~40명의 고객이 지점을 방문한다. 규모가 큰 김해와 안산지점의 경우 많게는 60명이 찾는다는 게 GME 측의 설명이다.
2016년 설립된 GME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세계 200여개국에 365일 24시간 비대면으로 돈을 부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즉시 송금 또는 1영업일 내 빠른 송금이 가능하고, 평균 송금 수수료는 건당 5000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2017년 금융당국에 소액해외송금업 등록을 마치고, 지난해 8월엔 전자금융업자 등록도 완료했다.
GME는 이번 대림지점 개점으로 국내에 13개의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GME는 이 지점 외에 서울 동대문·동대문씨아이에스·혜화점과 경기 안산·화성·송우리(포천)·수원점, 광주시, 경남 김해시 등에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이는 추세인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금수 GME 중국마케팅팀장은 “오프라인 점포를 늘리면 인건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금융소외계층인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것”이라며 “외국인 고객들도 한국 고객들처럼 앱도 편리하게 쓰지만 현장에서 모국어로 상담받고, 돈을 송금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GME는 올해 해외송금액이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기를 맞아 외국인 근로자가 돌아오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ME는 지난해 영업수익 약 150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송금액은 1조4500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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